이슈 포착

(영상) 총리 자택 불타고 부총리 거리 폭행…SNS 차단에 폭발한 ‘이 나라’ [포착]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네팔 유혈 진압으로 20여명 숨지고 500명 부상…군 병력 투입
총리 사임에도 네팔 혼란 확산…정국 불안 장기화 우려

확대보기
▲ 네팔 시위대가 정치인 자택과 정부 건물을 불태우고(왼쪽), 카트만두 도심에서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쫓아가 발길질하며 폭행하는 장면(오른쪽). 출처=엑스


네팔에서 소셜미디어(SNS) 차단 조치에 분노한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며 총리 사임과 교도소 습격, 고위 정치인 자택 방화로 이어졌다.

10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무장 군 병력이 카트만두 도심과 국회를 장악하고 시민들에게 귀가를 명령하며 치안 회복에 나섰다.

정치 지도자·가족까지 공격 대상

확대보기
▲ 네팔 시위 영상은 카트만두 도심에서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군중에게 쫓기다 폭행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이어서 정부 건물이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으로 전환된다. 출처=엑스


현지 언론과 외신은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73) 총리가 19명이 숨진 유혈 진압 직후 전격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분노한 시위대는 곧바로 그의 자택에 불을 지르고 재무를 겸임하는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65) 부총리를 카트만두 도심에서 쫓아가 집단 폭행했다. 또 시위대는 네팔 의회당의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전 총리와 그의 아내 아르주 라나 데우바 외교장관까지 공격해 두 사람이 피를 흘린 채 탈출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시위대 수십 명이 파우델을 추격하다가 한 시위자가 달려들어 발길질을 가하자 파우델이 벽에 부딪혀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그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켜 다시 달렸고 시민들은 “정부가 청년들을 죽음으로 몰았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교도소 습격·900명 탈옥…정부청사·언론사도 방화

확대보기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위대가 난입한 뒤 불길에 휩싸인 싱하두르바르 궁전. 이곳은 정부와 의회 주요 건물이 입주해 있다. 2025년 9월 9일 촬영. EPA 연합뉴스




확대보기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위대가 방화한 뒤 불길에 휩싸인 람 찬드라 포우델 대통령 관저. SNS 차단과 부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며 정치 지도자들의 자택까지 공격 대상이 됐다. 2025년 9월 9일. AP 연합뉴스


시위대는 간다키주의 카스키 교도소를 습격해 일부 건물을 파괴하고 수감자 약 900명을 탈옥시켰다. 카트만두와 다른 도시의 교도소에서도 경찰이 자리를 떠난 사이 수백 명이 달아났다.

카트만두에서는 대통령 관저, 국회 본관, 중앙관청, 총리 관저가 불길에 휩싸였고 군 소방대가 진화에 나섰다. 네팔 최대 언론사 칸티푸르 출판사 건물과 자동차 전시장도 피해를 입었다.

SNS 차단이 불씨…청년층 분노 폭발

확대보기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위대가 불길에 휩싸인 싱하두르바르 궁전 옥상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이곳은 정부 주요 부처와 관청이 모여 있는 중심 건물로, SNS 차단과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2025년 9월 9일. AP 연합뉴스


네팔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엑스(X·옛 트위터) 등 등록하지 않은 26개 플랫폼 접속을 차단했다. 이 조치가 촉발제가 돼 청년층의 분노가 폭발했다. 시위대는 “부패 척결과 경제 회생에 무능한 정부를 몰아내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전국으로 확산했다.

틱톡에는 권력층 자녀들이 호화 생활을 즐기는 모습과 서민들이 고통받는 현실을 대비한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 분노한 청년들은 “소셜미디어를 막을 게 아니라 부패를 막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네팔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20%에 달했다. 정부 추산으로 매일 2000명 넘는 젊은이가 일자리를 찾아 말레이시아·중동·동남아 등으로 떠나고 있다.

20명 넘게 숨지고 500명 이상 부상…군 투입으로 도심 장악

확대보기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한 시위자가 총기를 들고 싱하두르바르 궁전 외곽에 모인 군중 속에 서 있다. 정부의 SNS 차단과 부패에 항의한 시위는 유혈 진압으로 이어지며 19명이 숨졌다. 2025년 9월 9일. AFP 연합뉴스




확대보기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위대가 경찰로부터 빼앗은 방패를 들고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경은 SNS 차단과 부패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로 불길에 휩싸인 싱하두르바르 궁전이다. 2025년 9월 9일. AP 연합뉴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지만 유혈 사태를 막지 못했다. 카트만두 병원에는 총상을 입고 숨진 청년들의 시신이 속속 도착했고 부상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혼란이 계속되자 당국은 군 병력을 투입해 국회와 주요 시설을 장악했다. 장갑차가 거리를 순찰했고 헬리콥터는 일부 각료들을 안전지대로 이송했다. 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국제사회 “시위 자제” 촉구…정부, SNS 규제 법안 추진

확대보기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군 병력이 총리실과 각 부처가 모여 있는 싱하두르바르 단지 인근 도로를 순찰하고 있다. SNS 차단과 부패에 항의한 시위는 유혈 진압으로 19명이 숨지며 폭동으로 번졌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 연합뉴스


람 찬드라 포우델 대통령은 시위대에 평화를 호소하며 올리 전 총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했다. 하지만 그의 권한과 거취는 불분명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네팔의 안정과 번영은 최우선 과제”라며 평화를 당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화와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네팔 정부는 SNS 접속 차단을 일단 철회했지만, 기업에 현지 연락사무소 설치를 의무화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태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내 아내의 ‘노출 사진’ 함께 봐요”…유명인·경찰 등 모인
  • “가슴 좀 그만 만져!”…접촉 금지령도 소용없어, 당국의 선
  • 오토바이에 ‘아내 시신’ 매달고 80㎞ 달린 남편, 반전 사
  • 감옥 갈까 두려웠나…재판 앞두고 급히 출국한 태국 전 총리
  • 푸틴, 17세 미인대회 출신과 ‘비밀 교류’ 의혹…신간 폭로
  • 가정집 뚫고 떨어진 ‘운석’ 알고 보니 지구보다 오래됐다 (
  • “일본군이 조선인 무차별 살해, 시신은 총검 훈련용으로 사용
  • 英 과학자 66년 만에 빙하 속에서 발견…1959년 남극서
  • “횡재했어요”…美 예비 신부, 주립공원서 2.3캐럿 다이아몬
  • “유령일지도”…‘14억 롤스로이스’로 음주 사고 낸 中 20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