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올해의 컬러 경향은, 위로와 여유의 ‘모카 무스’ [노승완의 공간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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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색상전문연구기업 팬톤이 2025년 색으로 선정한 ‘모카 무스’(왼쪽 사진). 팬톤은 브라운톤인 모카 무스를 활용해 ‘편안한 우아함’(Relaxed Elegance)을 컨셉으로 인테리어 색상 조합을 제시했다. 출처=팬톤


색에 대한 트렌드를 찾아보고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해마다 팬톤(Pantone)사가 발표하는 올해의 컬러를 보면 패션, 뷰티, 리빙, 예술 등에 대한 트렌드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 이슈를 아우르는 시대정신(zeitgeist)을 여러 각도에서 파악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나를 둘러싼 세상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대정신 담은 팬톤 ‘올해의 컬러’ 선정미국 색상전문연구기업인 팬톤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올해의 컬러를 발표해 왔다. 팬톤은 색상을 선정할 때 시대정신을 반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예컨대 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힘들었던 세계를 치유하기 위해 회복과 희망, 긍정의 메시지를 담아 밝은 노란색인 ‘일루미네이팅’(Illuminating)과 회색톤인 ‘얼티미트 그레이’(Ultimate Gray)를 뽑았다.

팬톤이 내놓는 올해의 컬러는 파급력도 막강해서 산업계가 이에 맞춰 재빠르게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디자인 방향을 결정하고 마케팅과 홍보에 활용한다.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도 어느 산업 못지 않게 색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렇게 해마다 변화하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하면 유행을 선도하면서 감각적이고 세련된 기업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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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톤은 올해의 컬러로 ‘모카 무스’를 선정하고 이를 활용해 ‘꽃길’(Floral Pathways) 컨셉으로 뷰티 제품 색상 조합을 제시했다. 출처=팬톤


모카 무스, 따스한 위로와 소박한 여유팬톤 컬러 인스티튜트의 로리 프레스만 부사장은 올해의 컬러를 ‘모카 무스’라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내재된 풍부함과 감각적이고 따스한 위로를 담은 은은한 브라운 톤에 주목했다”면서 “이 컬러는 우리의 편안함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타인과 함께 나누고 선물할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의 여유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유리잔에 담긴 ‘모카 무스’는 초코 무스 케이크, 브라우니, 티라미수 등을 연상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커피 한 잔을 떠올리게 한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커피 한 잔을 내려 달콤한 디저트와 즐기는 주말 아침이니, 팬톤이 말한 ‘편안함에 대한 갈망’은 충분히 충족시켰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색상을 어떻게 업무나 일상에 활용할 수 있을까. 팬톤은 이러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 가지 배색과 조합의 예시를 이미지로 제시한다. 가구, 침구류 등 인테리어에 활용 가능한 아이디어를 비롯해 뷰티 제품군의 색상 조합과 라인업을 제안하고 소형가전제품, 벽지, 패션 소품 등 각 산업군의 기업과 협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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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톤은 홈데코 회사인 스푼플라워와 협업해 다양한 벽지 디자인을 선보였다. 출처=팬톤·스푼플라워


홈데코 회사인 스푼플라워는 팬톤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벽지에 팬톤이 제안한 컬러 팔레트를 활용해 여러 문양과 색을 조합했다.

매달 화장품과 뷰티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 기업 잎시(IPSY)는 모카 무스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을 묶음으로 판매하고, 올 4월에는 비건 모카 무스 가죽으로 제작한 메이크업 가방과 브러시 컬렉션 5종, 스펀지 3종을 묶은 팬톤 컬렉션을 잎시와 틱톡샵에서 단독 판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여러 기업이 팬톤과 연관된 컬렉션이나 제품을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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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컬러인 모카 무스를 활용해 만든 제품들. 출처=팬톤


효과를 높이는 적절한 색의 활용모노톤이 가지는 힘은 진실성, 무거움, 솔직함, 권위, 어두움 등으로 대변된다. 여기에 컬러가 더해지는 순간 의미가 달라진다. 같은 사진이라도 흑백과 컬러를 비교해 보면 각기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색을 알고 배색과 조합을 잘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마케팅, 홍보 시에도 각 제품이나 기업이 가진 고유의 컬러로 어필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회사나 학교에서 보고서를 눈에 띄게 잘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보고서에 사용할 전체적인 컬러 배합(color scheme)에 따라 배색을 먼저 설정하고 작성하면 색상이 튀지 않아 눈이 피로하지 않고 시인성이 좋은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는 톤온톤, 톤인톤 매치를 통해 옷을 세련되게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색채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컬러리스트기사’ 자격시험에 도전하는 것도 좋겠다. 1년에 세 번 치러지며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으로 구성된다.

올해 국내 여러 산업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망이 썩 좋지도 않다. 하지만 올해 이를 극복한다면 내년에는 ‘회복’과 ‘희망’을 상징하는 색이 선정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노승완 건축 칼럼니스트·건축사·기술사 arcro123@hoban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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